●투수 최단기간 우승 이강철 역대 최고 잠수함

이강철 역대 최고의 잠수함 투수에서 최단 기간 우승 감독이 되는

강철을 단련하는 마법사들은 단단하고 화려했다.

이강철(55) 케이티 위즈 감독이 18일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두산 베어스를 꺾고 부임 3년 만에 첫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시리즈 전적은 4전 4승. 완벽한 승리다.

케이티는 2015년 1군 리그 데뷔 후 3년 연속 최하위(10위)를 했고 2018년 9위에 오른 게 전부였다.

하지만 조범현 김진욱 감독에 이어 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2019년 6위, 2020년 2위로 수직 상승하며 올 시즌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이 감독은 1989년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 타이거즈)에서 프로에 데뷔해 기아와 삼성을 거쳐 프로 16년을 뛰었다.
10년 연속 10승 이상을 거두며 통산 152승(역대 최다승 3위)을 거둔 국내 최고의 잠수함 투수였다.

2005년 은퇴 후 기아 2군 투수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기아 1군 투수코치, 넥센 수석코치를 지냈다.
2018년 두산 수석코치로 정규시즌 우승을 경험하고 지휘봉을 잡은 것은 2017년 두산 베어스 2군을 지휘한 게 전부였다.

첫 1군 감독임에도 그는 유감없이 역량을 발휘했다.
패배의식이 팽배했던 팀을 이기는 방법을 주입해 선수단 전체를 놀라게 했다.

그는 두드릴수록 강해지는 강철 같았다.
실제로 올 시즌 중요한 경기와 위기 때마다 케이티는 더욱 굳어졌다.

결정적 승부처였던 삼성 라이온즈와 타이브레이커(1위 결정전)를 과감한 결단으로 승리로 이끌며 4전 전승으로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강철은 단단했지만 그 내면은 부드러웠다.
특히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케이티는 박경수(37) 등 베테랑들의 활약이 빛났지만 이면에 이강철 감독의 리더십이 있었다.
포수 장성택(31)=KT=은 “감독 취임 후 고참 선수들끼리 ‘말년을 잘 타고 났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며 “감독 때문에 야구를 하는 건 아니지만 보답하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팀을 처음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킨 지난해 구단과 3년 재계약을 하고 더 높은 목표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1년 만에 그는 약속을 지켰다.
강철 마술은 이제 시작이다.

이 준 희 기자 [email protected]